올겨울 눈이 많이 오면 꼭 내 몸뚱이보다 큰 눈사람을 만들고 싶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눈이 펑펑 오길 바라달라고 부탁을 할 정도였다.
저녁에 함박눈이 왔다.
거실에 앉아 구경만 했다.
오늘은 회사도 다녀왔고, 내일은 풋살팀 행사도 있다.
면역 박살 난 몸뚱이로, 이 엄동설한에 몇 시간 동안 눈덩이를 굴렸다가는,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집 바로 앞에 텅 빈 공영주차장이 있다.
눈이 백설기처럼 곱게 쌓였다.
주차장을 몇 번만 가로지르면 금방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막상 나가면 신날 텐데.
주차장에다 크다란 눈사람 하나 만들어두면 사람들이 오다가다 즐거워질 텐데.
한참 미련을 떨다가 어른답게 참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