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한계가 왔다.
한국인들의 급급함.. 그것이 날 너무 정신없게 했다.
한국을 지배하고 있는 그 급급함이, 전쟁 이후 초토화된 땅을 70년 만에 선진국으로 만들어낸 것이긴 한데, 그래서 덕분에 참 편하게 사는 거긴 한데, 가끔은 숨이 막혀서 도망가고 싶다.
가는 곳마다 마주치는 한국인들이, 목소리가, 대화와, 행동이 괴로웠다.
늘어지게 웃고 있는 다낭 사람들과 더욱 비교됐다.
놀러 와서까지 어찌 저리 달달거리고 있을까.
워크샵으로 오긴 했지만 해외라서 나도 모르게 해방감을 바랐던 것 같다.
다행히 어제 바다에서 숨통이 틔었고, 오늘 자유시간을 가지면서 다낭을 좋아할 수 있게 되었다.
만약 어제 한국으로 돌아갔다면 다낭에 다시는 오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유유자적 동네 골목길들을 걸었다.
유치원도 보고, 평상에서 배까고 부채질하고 있는 할아버지, 가로수에 걸린 해먹에서 낮잠 자는 그랩 청년, 찐 로컬 식당에서 우리를 힐끔힐끔 쳐다보는 눈빛도 모두 재밌었다.
그동안은 팝업스토어를 헤맸던 느낌이라면 처음으로 사람 냄새나는 곳을 돌아다녔다.
뜨겁고 나른한 나라였다.
더위를 잔뜩 충전하고 숙소에 돌아가서 수영도 했다.
그랩으로 음식도 시켜 먹었다.
며칠만 더 있다가고 싶었다.
밤 비행기로 돌아간다니.. 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