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기에 하는 풋살의 매력은 등목이다.
게임 한 판 뛰고 수돗가에 달려가서 뒤통수를 수도꼭지 아래 들이댄 후 물을 틀면 천국이 따로 없다.
경주에서 지낼 때는 매일 같이 자전거로 보문호수를 돌았다.
뙤약볕에도 자전거를 탔다.
카페로 돌아와 등목을 하고 나면 그렇게 시원할 수 없었다.
그 찰나의 시원함을 잊지 못해서 온 얼굴과 몸이 새카맣게 되도록 자전거를 탔었다.
나이를 먹으면 더 이상 할 수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나이 먹고도 수돗가에 머리 박고 등목하는 사람들은 남자밖에 없으니까.
여자도 하면 되지라고 말들은 하는데 막상 하는 사람은 잘 없다.
나도 그 시원함을 몰랐다면 못했을지도 모른다.
이미 등목의 매력을 맛본 이상 참을 수 없다.
아저씨들 옆에서 똑같이 머리를 대고 있으면 머쓱하지만 그건 잠깐이다.
천국이 훨씬 더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