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스튜디오를 넘기는 날이었다.
이제 좀 나가라~ 했는데 홀라당 나갔다.
그동안 안 나갔던 건 아마 미련 때문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권리금 계약서도 쓰고, 쓰레기도 버리고, 짐도 챙기러 종로에 갔다.
출근시간을 피해서 가봤는데 종로는 출근시간이 따로 없는 곳이었다.
여전히 무법자의 도시였다.
도착해서 일 처리도 끝내고 마지막으로 나오기 전 사진을 찍는데 마음이 찡했다.
내일부터는 들어올 수 없는 곳이 되다니!
돌아오는 퇴근길도, 우리만의 지름길도, 다시는 올 일 없겠구나 하면서 추억에 젖을 뻔했는데,
체력이 고갈 나면서 완전히 이별할 수 있게 되었다.
왕복 두 시간 반을 하고 났더니 섭섭한 마음이 싹 가셨다..^^
이렇게 청춘의 한 페이지를 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