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건 참말로 불협화음이다.
고기를 소화할 수 있었던 스무살엔 돈이 없어서 많이 못 먹었고,
이제는 많이 시킬 수 있어도 소화가 안돼서 먹지를 못한다.
뿐만 아니다.
풋살도 마찬가지다.
운동은 어릴수록 유리하다.
반면 동호회 참여를 꾸준히 하려면 기반이 다져진 상태여야 한다.
어리면 학교 가느라, 팀플 하느라, 시험공부하느라, 취직하느라 변동 사항이 많다.
결국 동호회는 나이가 좀 있는 사람들로 꾸려질 수밖에 없다.
무릎 아프고 허리 아파도 어쩔 수가 없다.
꼭 이런 것들뿐 아니더라도 불협화음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가 시간을 잡아땡기면 얼추 화음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뭔가 잘 안 맞아떨어지면, 내가 뭘 덜 해서 이렇게 됐다 생각하면 편하니까.
그렇게 안간힘 쓰며 살았던 시간들 덕분에 내가 용을 쓴다 해도 안되는 건 안된다는 것도 배웠다.
불협화음도 이미 화음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