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 5시.. 누가 창밖에서 애타게 울었다.
구루루루루 구루루루 구루루루…
온몸에 소름이 쫙 돋으면서 벌떡 일어났다.
한동안 오지 않길래 안심했더니 다시 찾아왔다.
커텐을 탁 쳤더니 비둘기 두 마리가 실외기 위에 앉아 나를 쳐다봤다.
창문을 두드려봤지만 창문에서 먼 쪽으로 이동해 앉을 뿐 떠날 생각이 영 없어 보였다.
이웃 주민에게 너무 미안하지만 해병대처럼 소리를 악! 질렀다.
언젠가 숏츠에서 봤던 비둘기 쫓는 자세도 취했다.
미션 클리어 후 방으로 돌아와서 침대에 누웠는데… 구루루루루
이번엔 쫓아내고 기다렸다가 다시 날아올때만을 기다렸다.
집 근처 나무에서 간을 보고 있던 비둘기가 우리 실외기쪽으로 날아오려고 할 때, 갑자기 비둘기 퇴치 자세를 하고 소리를 악! 질렀다.
날아오던 놈들이 화들짝 놀라서 공중에서 푸드덕 댔다.
그러고 한동안 안오는듯 하더니 다시.. 구루루루
어차피 잠도 깼겠다 오늘 아주 아작을 내주겠다는 마음으로 베란다에 앉아있었다.
약간 멀지 않은 곳에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분명 근처인데, 나무쪽에도 없는데, 실외기에도 없는데, 하면서 주위를 두리번 거렸는데..
대각선 위쪽에서 누가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하…
이번엔 베란다 수도꼭지에서 호스를 끌어다 물을 쐈다.
신무기 맛을 봐서 그런가 그 이후로는 안 왔다.
일찍 일어나야 하는 날이나 와서 좀 울지.
하필 오늘.
망할 놈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