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맛있는 원두를 찾았다며 우리집에서 시음회를 하쟸다.
거실 테이블에 모였다.
친구 둘이 맞은편에 앉았다.
둘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날이 얼마 안 되어, 나는 이렇게 앉는 걸 좋아한다.
둘도 피차 마찬가지일 텐데 거의 늘 이렇게 앉는다.
미안하네.
어쨌든 그렇게 앉아 하루 온종일 떠들었다.
각자 너무 다른 선택을 하며 살고, 보통 이러면 멀어지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여전히 친구일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아마도.
웅크리지 않아도 돼서?
친구들을 안이라고 치고, 그 외의 사람들을 밖으로 분류해 본다.
밖에서 대화할 때면 나는 잔뜩 웅크려야 한다.
발톱이 날카로운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휘두른 게 아니더라도 사람들은 베인다.
(일단 이것부터 의문이다. 사실 내가 할퀴지도 않는다. 지레 찔려 아픈 거겠지.)
어떻게 아냐면.
대화를 나눌 때 상대의 기세가 점점 눌리는 느낌이 있다.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누르지도 않았는데 눌리면 난감하다.
얼른 부드러운 면을 찾아 꺼내야 한다.
남들은 둥글둥글하게 사는 게 편하다는데, 나는 그러기 위해서 진이 빠지게 노력해야 한다.
옛날 얘기를 하던 중 친구가 너는 어떻게 나이 많은 여자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었냐고 물어봤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조교님들이나 재단 선생님들만 쫓아다녔다.
왜 그런고?
내가 생겨먹은 대로 있을 수 있어서다.
생겨먹은 대로 있을 수 있는 날이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하니 서글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