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전인가 친구가 백건우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챙겨 보러 다녔던 시기가 있다.
그의 연주가 좋다면서 기회 되면 보러 가라 그랬다.
올해 초중순 한창 마음이 심란할 때, 바라보고 살 걸 만들어 놓자 싶어서 공연정보를 뒤져보다가, 올해 말 그의 공연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금방 매진이 된다는 얘기도 들었던 터라 티케팅 당일 얼마나 긴장했는지 모른다.
결국 좋은 자리를 선점하는 것에는 실패했다.
미련이 남아 계속 새로고침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맨 앞줄에 취소표가 떴다.
손을 덜덜 떨면서.. 겟.
그렇게 연말 선물을 만들어 둘 수 있었다.
그게 바로 오늘이다.
친구의 안목을 믿기 때문에도, 친구가 어떤 시간을 보냈었는지 알게 되는 것도, 맨 앞줄에서 연주를 볼 수 있는 것도, 꽤 오래 일했던 곳에 오랜만에 가는 것도, 지금까지 기다려왔던 시간도 모두 설렌다.
공연을 보기 전이지만서도 벌써부터 기억에 남는 공연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