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09일

세 살 버릇

By In DAILY

내가 가진(졌던) 세 가지 버릇
– 혀 내밀기
– 손톱 물어뜯기
– 머리카락 꼬기


코리아 아기 스포츠단 시절 1박 2일로 부곡하와이를 갈 일이 생겼다.
당시 혀를 내밀고 자는 버릇이 있었다.
집에서는 상관없었지만 친구들 앞에서도 혀를 내밀고 자면 아기라고 놀릴 것 같았다.
아기인 주제에ㅋ
언니가 되려면 혀를 내밀고 자면 안 된다고 엄마가 그랬나 여튼 그날 처음 경각심을 가졌다.
시간이 좀 더 흐르고 나서야 혀를 집어넣고 잘 수 있게 되었다.
지금도 가끔 멍 때리거나 그러면 혀가 띨롱 나온다.

손톱
초등학생 때 태권도장을 다녔다.
김 산이라는 남자애가 있었는데 손톱을 하도 물어뜯어 손톱이 쥐똥만 해진 애였다.
셔틀버스에서 옆에 앉게 되었는데 손에 침이 번들번들 하도록 손톱을 물어뜯었다.
손을 휘휘 저을 때마다 고약한 침 냄새도 났다.
(그때도 까탈스럽고) 비위가 상했던 나는 왜 침 냄새가 이렇게 나는데도 손톱을 물어뜯냐고 묻고 말았다.
걔는 아주 시크하게, 불안해서 동동거리는 거보다 손톱을 뜯는 게 낫잖아라고 대답했다.
손톱 물어뜯는 건 애나 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자칫 수치스러울 수 있는 질문에도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어릴 땐 불안을 다스리는 방법을 모르니, 산이의 말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크면서 이것도 자연히 안 하게 됐다.
불안을 다른 방법으로 다스릴 줄 알게 된 게 아닐까.

머리카락
혀 내밀기와 같은 태초의 버릇이다.
이건 아직 못 고쳐서 마지막으로 뺐다.
특히 잠들기 전 비몽사몽일 때나,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꼭 손이 머리에 가있다.
세 살 버릇 충분히 고칠 수 있다고 하고 싶었지만 여든 간다는 말이 얘 때문에 맞을 것 같다.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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