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25일

신선놀음

By In BOOK

나에게 여유를 선물하겠다며 A가 혼자 피클을 만들겠다고 했다.
조금은 미안한 마음을 안고 호의를 넙죽 받았다.

쇼파 의자 두 개를 마주 보게 붙이고 모든 쿠션을 깔아 둥지처럼 만들었다.
쇼파 둥지에 눕듯이 앉아 책을 펼쳐들었다.
경주집에서 훔쳐 온 양귀자 단편을 읽다가 덮었다.
오늘은 양귀자 바이브가 아니었다.
풋살 언니가 이번 달 독서모임 책이야라며 두고 간 책이 눈에 띄었다.
『신이 떠나도』라는 신이 떠난 무당 이야기였다.

후루룩 읽혔다.
신이 떠난 무당이 신을 되찾기 위한 고군분투기가 시트콤처럼 엮여있다.
프란체스카가 떠올랐다.
작가가 혹시 프란체스카를 좋아했나.

피클을 만드느라 여념이 없는 A에게, 나는 도저히 둥지를 벗어날 수 없으니, 샹그리아를 얼음에 한잔 말아오너라 했다.
하몽 크래커까지 같이 가져다 줬다.
천국이 따로 없었다.

오랜만에 앉은 자리에서 책 한 권 끝냈다.
아이 행복해라.
A의 행복도 찾아줘야지.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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