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자기 자리 창문을 닫고 가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서, 창문을 닫고 가라는 전체 메일을 보내야 한다면,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일단 너무 사사로워서 닫으라고 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어쩌다 하루 까먹고 안 닫고 갔던걸 수도 있는데 그걸 전체 메일로 쏴버리면?
겨우 문 하나 안 닫고 간 걸로 기를 확 죽여놔버리는 꼴이 될 텐데.
저 부장은 이제는 일뿐 아니라 이런 거까지도 이래라저래라 한다고 할 수도 있겠다.
아래 메일은 현명한 상사의 말로 소개된 게 아니고, 민음사 쪼에 대한 얘기를 하던 중 스쳐 지나간 예시였다.
소개자들은 놀림 반 감탄 반으로 본 메일을 받았을 때의 감상을 얘기한다.
왜 놀리는지도 알겠고 왜 감탄하는지도 알겠다.
한소리 하면서도 분위기를 망가뜨리지 않는, 우습게 굴어서 상대가 들어주게끔 만드는 게 아닌 적절한 위트로 전달하고자 하는 말을 반감 없이 받아들이게 하는, 위압적이지 않고 너그럽게 말하는 능력은 어떻게 갈고닦아야 할 수 있게 되는지 모르겠다.
게다가 누가 이렇게 놀려도 준다는 건, 놀림을 받아주는 여유도 있는 분인 것 같다.
나도 이런 어른으로 늙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