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업의 규모를 키우고 있다.
두 세배 정도가 아니라 100배는 더 커지는 것 같다.
한국에서 영화로 인정받은 영화들을 선별하고 있다.
11만개가 훌쩍 넘는다.
그중 필름업에서 띄울 영화를 정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양도 양인데, 마음이 힘들다.
어떤 영화들을 정말로 띄우고 싶지가 않다.
그렇지만 필름업의 지향점에 어긋나기 때문에 참아야 한다.
이뿐 아니라 대량의 물량을 처리하면서 따라오는 오는 소소한 실수들도 마음에 걸린다.
11만개중에 100개라 치면 정말 티끌도 안되는 양인데 100개나 오류가 있을 생각을 하면 불편하다.
그래서 계속 어쩔 수 없는 거야, 티도 안 날 거야라고 되뇌며 작업해야 한다.
아니 이 별것도 아닌 일이 왜 힘들까 생각해 봤다.
뭐 대단한 소신이 있다고 뻗대는 마음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영화를 좋아하는 게 뭔지까지 갔다.
나에게 있어서 영화를 좋아한다는 건, 간단하게 말하면, 좋아하는 영화만 모으고 기억하는 게, 내가 영화를 좋아하는 방식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필름업을 키우는 지금의 과정이 힘든 것일지도 모르겠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고 싶은데, 내가 생각하기에 영화를 좋아한다고 할 수 없는 사람으로 분류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름업을 지속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정신승리를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막연히 덮어두고 넘어갈 일은 아니다.
당장은 최대한 정보를 깔끔하게 정리하는 게, 영화를 좋아하는 마음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일일 것이다.
그리고 불편한 마음은 없애야만 하는 건 아니다.
동력 삼아 더 나은 걸 추구할 수 있게 되니까.
잘 데리고 있다가 정리가 되는 시점이 오면 꼭 일기로 남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