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05일

이랬다 저랬다

By In DAILY

어렸을 때 자주 혼나던 항목이 있었다.
뭐가 그렇게 미안하고 죄송하니?
뭐가 그렇게 고맙고 감사하니?
크게 미안하거나 죄송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미안하다 죄송하다 하고 끝내고,
고맙거나 감사할 정도가 아니어도 고맙고 감사하다고 했었다.
진심으로 그렇게 절절하게 느껴서라기보다는, 조금이라도 그런 부분이 있으면 인사를 남기는 게 마음이 편했다.

왜 혼이 났는지도 너무 잘 안다.
이런 인사를 쉬이 남기는 사람은 주로 호구 잡히기 때문이다.
내 잘못이 아닌데도 된통 뒤집어쓸 때도 있었고 상대가 고마워야 할 상황에도 마무리 인사를 고맙다고 했다가 냉큼 호의를 꿀꺽해버리는 사람도 있었다.
어쩌다 한 번도 아니고 심심찮게 있었다.
혼이 날 때는 상대가 날 만만하게 봐도 내가 만만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괜찮다며 기세등등하게 굴었지만,
골치 아픈 일들이 거듭되면서 굳이 인사를 사리게 되었다.

나이가 차니 내가 고맙고 미안할 일보다는, 감사하고 죄송하다는 인사를 들을 일이 많아졌다.
인사를 오버해서 하는 사람들이 있고 빼박상황에서만 인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인사를 잦게 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렇게까지 인사할 건 아니라고 잔소리하게 된다.
반면 알아서 잘 챙기는 사람들에게는 옳지 잘한다가 아니라 오히려 인사를 해야 할 타이밍을 놓칠 때가 눈에 띈다.
인사를 하는 사람에게는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건넬 수 있지만,
인사를 안 하는 사람에게는 인사를 해야 한다고 알려줄 수가 없다.

이런 생각이 드니 인사를 덜 사려도 되겠다 싶다.
내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 상대가 손을 잡아줄 수 있다.
손을 꽁꽁 싸매고 있으면 상대가 손을 잡아 주고 싶어도 방법이 없다.
다시 호구 잡혀도 될 만큼 마음이 단단해지고 있나 보다.
이러다 또 된통 당하면 그때 다시 사리지 뭐.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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