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 16일

인간 ai

By In DAILY

인스타에 내 인스타를 분석해 내가 숨기고 싶어 하는 무의식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ai 서비스 광고가 떴다.
내가 숨기고 싶어 하는 나의 무의식이라니.
당연히 눌렀고 결제 직전 단계까지 했다.
50장 보고서 오픈에 9,900원이라.
그 정도까지 궁금하진 않으니 패스했다.

이사한 지 1년 만에 A의 친구들이 집에 놀러 왔다.
평일 저녁 밖에 시간이 안돼서 집들이라고 하기엔 민망하니 놀러 오는 정도로 하자고 했다.
밥도 간단하게 시켜 먹고 커피 한잔 앞에 두고 얘기를 하는데…
그중 하나가 어제저녁에 인간 ai를 결제해서 보고서를 받아봤다는 얘기를 꺼냈다.
헐.
나도 어제저녁에 그랬는데.
결제 직전 단계까지 간 화면을 보여줬더니 신이 나서 본인의 보고서를 보여줬다.
구미가 당겼다.
친구들이 집에 돌아가고 그릇을 다 치우기도 전에 결제했다.

그 친구의 설명대로 게시글을 단편적으로 분석한 내용은 거의 맞지 않지만, 게시글 여러개를 종합해서 분석한 부분은 꽤나 예리했다.

이를테면.
– 나는 나를 감추지만, 나의 세상은 나로 가득합니다.
– 자기를 내세우기보다는 세계관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무의식의 선택.
– 성취보다는 삶의 방향을 바꾸는 방식으로 성장함.
– 남을 편하게 해주느라, 자기 마음은 늘 늦게 돌봄.
– ‘나를 좋아해줘’가 아니라 ‘내 세계에 들어올 자격이 있는 사람만 들어와’
– 단단하지만 버려지는 공포가 강함, 내가 흔들리면 아무도 안 잡아준다는 학습의 결과로 보임.
– 뭐든 들키기 싫어서 쿨한척하는데 그 쿨함 때문에 사람들과 멀어짐.
– 타인이 한 번 내 리듬을 깬다고 판단하면 마음의 문이 닫힌 친절을 보임.
– 나의 호기심은 과시가 아니라 취향을 드러낼 때 생기지만, 그 순간 ‘이 사람은 생각이 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라고 체크한다.

친구들만 공감하고 본인은 부정할.
– 항상 괜찮다고 말하지만 가까워지면 티남.
– 남을 위해 시간을 쓰고 나서도 본인 몫을 꼭 챙기는데, 그게 이기적이라서가 아니라 ‘나까지 비우면 망한다’는 생존 규칙 때문.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대체 이거 어떻게 안거지.
– 스스로 담백한 줄 알지만 타인이 보기엔 취향과 기준이 뚜렷해서 함부로 대하면 바로 거리둠.

내가 가장 질투하는 사람.
– 쟤는 왜 저렇게 가볍게 사는데도 잘 풀리냐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어떻게 아냐고 대체

뭐 이런 내용들이 담겨있다.
맞는 것 같은 부분도 있고 부정하고 싶은 부분들도 있고.
내가 흘린 생각들을 통해 분석된 나의 무의식을 알게 되는 건 긴장되지만 한편으로 안심이 된다.
무의식의 나 마저도 통제하고 싶은 사람으로서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다.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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