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

제일 먹고 싶은 음식

By In DAILY

5년 전인가.
복근을 만들겠다고 한창 깝쭉대던 시절이 있었다.
고강도 운동을 진행하는 동시에 고강도 식단을 했다.
며칠 내리 절식을 하고 하루 정도 치팅데이를 가졌다.
그날의 치팅 메뉴는 체리였다.
체리 몇 개를 게눈 감추듯 해치웠다.
조금 더 먹겠다고 손을 뻗었는데 A가 할당량을 넘기면 안 된다며 못 먹게 하는 게 아닌가.
그 순간 주체를 못하고 오열을 했다.
이깟 체리도 못 먹고 이게 사람 사는 게 맞냐고.
너무 서러웠던 날이라 아직도 선명하다.
웬만한 것들에 동요가 잘 안되는 편인데, 음식 앞에서만큼은 한없이 나약하다는 걸 확실하게 인지했다.
나는 결국 복근을 못만들고 그 시기를 마무리했다.

이후로는 배탈 외에는 음식을 못 먹을 날이 없었다.
배탈이 나면 입맛이 없으니 안 먹은 거지 못 먹은 건 아니겠다.
어쨌든 곡기를 조금도 끊지 않는 생활을 하다 대장내시경 때문에 처음으로 절식과 금식을 했다.
금식은 오히려 쉬웠다.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느라 배가 고픈 줄도 몰랐으니까.
대신 직전 날 흰죽만 먹어야 했던 두 끼니가 곤욕스러웠다.
흰죽을 얼마나 노려봤는지 모른다.
김치만 있으면 몇 그릇이고 뚝딱하겠건만.
김치에는 고춧가루가 있어서 그게 내시경에 달라붙을 수도 있다나 뭐라나.
배곯은 적 없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뭔지 모르고 살았는데 이번 기회에 알았다.

누가 이제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뭐냐고 묻거들랑,
대장내시경 할 때 흰죽만 먹어보니까 김치가 가장 먹고 싶었었다고 대답해야겠다.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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