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사람이 많아지면서, 직원들과 밥을 같은 테이블에서 먹을 일이 줄어들었다가, 요즘 종종 같은 테이블에 앉을 일이 생긴다.
우리 아이들은 참 요즘 애들 같지가 않다.
다들 수더분하고 웃사람을 어려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유행을 좇지도 않고 대중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들도 아니다.
근황 토크도 하루 이틀이지..
그렇다 보니 할 이야기가 건강밖에 없고 결국 잔소리로 이어진다.
하는 나도 지겨운데 듣는 사람은 백배 더 지겹겠지.
자기들끼리 앉으면 대화와 웃음소리가 끊임이 없는데, 같이만 앉으면 적막해진다.
어릿광대같이 구는 것도 몇 년 했는데 이제 졸업했다.
체력도 안되고 그럴 군번도 아니라 꼴이 우스워진다.
식당에 들어가면 자리를 따로 마련해달라고 하지만, 테이블을 붙여주실 때면 난감하다.
같이 앉기가 괜히 민망하달까.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붙어앉았지만 간단한 안부 인사 외에는 아무 말도 못 했다.
구글링해보면 차라리 침묵하라고 하는데, 침묵의 시간을 통과할 때면 진짜 이게 맞나 싶다.
침묵을 못 이기고 내 안의 깔깔이가 튀어나오는 날엔 영락없이 맞장구 맞춰주느라 쩔쩔매는 애들 표정을 봐야한다.
기필코 침묵을 지키리라.
이래저래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