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3일

진짜 괴짜

By In WORK

스티브 잡스가 번호판이 못생겼다는 이유로 차를 6개월마다 바꿨다고 한다.

괴짜인 와중에 법은 잘 지켰는지 번호판을 붙이지 않아도 되는 6개월은 꼬박꼬박 지켰나 보다.
근데 그가 법을 지켰다는 이야기를 하려던 건 아니고.

미관을 해치는 걸 견딜 수 없었던 심미주의자는 급기야 휴대폰 회사를 만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수많은 디자이너들이 만드는 자동차는 그가 건드릴 필요가 없었을 테고,
그 외의 물건들은 원하는 대로 제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집도 가구도.. 뭐든.
그렇지만 휴대폰이나 컴퓨터만큼은 일개 개인이 직접 만들어 사용할 수 없었을 것이다.
겨우 한대 만들자고 금형을 뜨고 필요한 기술을 다 배우고..
만든다 쳐도 집에서만 쓰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회사 컴퓨터도 내 거만 바꿀 수도 없고 물론 바꿀 수도 없을 테고.
그러니 스티브 잡스는 휴대폰이며 컴퓨터며 못생긴 걸 매일 봐야 하는 걸 견딜 수 없어 애플을 만든 걸지도 모르겠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풀리지 않는 의문이 하나 있다면,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을 만들기까지 어떤 설득의 과정을 거쳐왔을까였다.
혁신이니 편리함이니 뭐 이런 건 갖다 붙인 변명에 불과하고.
예쁠 필요 없는 휴대폰을 예쁘게 만들자고 어떻게 우긴 걸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쓰는 와중에도 예쁜 쓰레기라고 할 정도였는데.
그렇게 우겨대는 세월을 무엇으로 버틴 걸까.

이제 알겠다.
그 사람은 못생긴 걸 못 견디는 사람인 거다.
못생길 바엔 안 썼을 것이다.
근데 써야만 한다면 예뻐야 하는 거고.
그럴 수밖에 없었으니 사실 견딜 것도 없는 거다.
예쁜 휴대폰이 문제가 아니라 못생긴 걸 매일 쳐다보고 있는 게 말이 돼? 였겠지.
설득을 할 게 아니고 프레이밍을 제대로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려면 넓은 시야를 가져야 할 테고.
무엇보다 제대로 미쳐야 지속력이 생긴다.

누구든 뭔가에 미쳐있긴 할 텐데..
나는 뭐에 미쳐있나..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