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엔 세 방향에서 소리가 난다.
작업방에서는 옆집 소리가 나고, 침실에선 옆 라인의 작은방(추정) 소리가 나고, 천장에선 윗집 강아지 소리가 난다.
옆집은 3대가 함께 산다.
가족들이 모여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면 그게 웅웅 하면서 은근히 들린다.
참 보기 좋은 집이다.
옆 라인의 작은방엔 아기가 산다.
아침 6시가 기상시간이다.
매일 6시마다 뿌엥 하고 운다.
아기가 울면 뭔가 부산스러운 쿵쿵 소리 끝에 아기가 꺄르르 하고 웃는다.
아마도 엄마 아빠가 와서 달래준 거겠지.
벼락같이 울리는 알람 소리보다 애기 소리가 훨씬 듣기 좋다.
이사 올 때만 해도 신생아 울음소리가 났었는데 이제는 제법 옹알이로 소리를 지른다.
가끔 소리가 안 들리는 날이면 괜히 서운하다.
위층 에피소드는 조금 길다.
윗집에는 중년 부부가 산다.
엘리베이터를 몇 번 같이 탔다.
우리가 당신 집 바로 아래층에 산다는 걸 확인하고 난 후 말을 거셨다.
000호 맞냐고.
맞댔더니 다짜고짜 사과를 하셨다.
본인들이 애들 다 키워 내보내고 나서, 적적해서 강아지를 두 마리 데려왔는데, 애들 키우는 것처럼 안 키우고 하고 싶은 대로 살라고 키웠더니 안하무인으로 컸다고 했다.
강아지가 안하무인이라는 말에 빵 터졌다.
사실 윗집이 강아지를 키우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우리가 집에서 물건을 떨어뜨리거나 재채기를 하면 왈! 왈! 짖는다.
우리가 어쩌다 큰소리를 낼 때마다 아이고 소통 시작되겠네 하면 어김없이 왈! 왈! 한다.
강아지들을 놀래켜서 답변이 오는 거니 시끄럽다고 생각하진 못했다.
아주머니는 우리와 대화를 나누고 난 후,
멀리서 우리가 걸어오면 갑자기 홱 돌아서 오시던 길을 다시 가신다.
저번에는 거의 정면으로 마주쳤는데 전화를 받는 척하시면서 멀어지셨다.
휴대폰 화면에 시계가 떠 있어서 연기라는 걸 알았다.
그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너무 잘 알겠기에 나도 격렬하게 못 본 척을 했다.
엊그제는 아저씨를 마주쳤다.
역시 부부다.
우리가 사는 호수를 확인하시고 강아지가 안하무인이라고 말씀하셨다.
아주머니도 같은 걱정 하시던데 그렇게 시끄럽지 않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드렸다.
아저씨는 그래도 너무 시끄러우면 꼭 쪽지라도 써서 붙여놔달라고 하셨다.
층간 소음마저도 푸근한 집이다.
이사 오길 잘했다.
이 집에서도 오래오래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