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1일

탐조

By In DAILY

풋살 언니가 공을 쏘아 올렸다.
탐조하러 갈 사람?
그 공을 A가 받았다.
저요!
A가 어딜 가면 나도 따라가는 것이 국룰이다.

아침 9시에 상암산 앞에 열댓 명이 집결했다.
엄마야 새보러 간다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아.
다들 종추하세요~ 서로 인사를 건넸다.
새로운 종을 자신의 새 도감에 추가하라 이런 뜻이라며 탐조 고수님들이 딱 봐도 초심자인 사람들에게 설명해 주셨다.
(옷으로 구분할 수 있었다. 고수들은 다 중무장을 했고 초심자들은 옷이 가벼웠다.)

탐조라는 게 새를 보는 활동인 줄 알았더니 새를 본다기보다는 기다린다에 가까웠다.
하염없이 하늘과 땅을 보며 새를 기다렸다.
새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다가가기도 했고 새가 날아갈까봐 발걸음을 멈추기도 했다.
새소리가 많이 들리는 스팟에서는 한참을 가만히 서서 기다렸다.
그러다 보면 한 마리 두 마리씩 가지에 앉기 시작한다.
다들 일사불란하게 가지고 온 쌍안경을 들고 새를 찾는다.
먼저 찾은 사람이 어디에 있다고 속삭여준다.
새는 빠르게 왔다 빠르게 사라지기 때문에 찰나를 포착하는 게 포인트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으면 고수님이 다시 나타난다.
방금 본 새는 곤줄박이인데~~~(설명)
친절하기도 하셔라.

그렇게 11종의 새를 종추 할 수 있었다.
이렇게 쓰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네.
새에 큰 관심이 없는 나는 기왕 하기로 한 거 열심히 하자 이런 마음으로 갔다가 탐조의 매력에 홀딱 빠졌다.
여전히 새에 관심은 없지만 탐조 활동이 잘 맞는다.
가만히 뭔가를 기다리고 산을 누비고 새소리며 바람 소리를 듣고 기다리던 새를 보면 보는 대로 반갑고 못 본다 한들 세월을 낚으면 그걸로 된 거고.
기다리는 게 취미인 사람들이 모여있어 그런지 사람들의 텐션도 마음이 편했다.
느긋하게 재촉하는 이 하나 없었다.
그들이 조급한 이유는 단 하나, 초심자들이 새를 못 보고 탐조의 매력을 못 느낄까 봐 그뿐이었다.
살짝 피곤해져 뒤처지면 사탕 하나 입에 물려주고 초콜릿 쥐여주고 싸온 고구마를 나눠먹었다.

한번 경험한 걸로 만족하고 끝날 줄 알았던 탐조 활동은,
다음 달엔 물새를 보러 간다며,
땅새들보다 훨씬 느긋하고 더 많은 종을 오래 관찰할 수 있다는,
고수님들의 매력 어필 덕분에 다음을 기약하고 왔다.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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