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5일

이석증 동료

By In DAILY

동네 단골 식당이 하나 있었다.
쌀국수 집이었다.
일기에서도 종종 등장했던 곳이었다.
시제가 과거형인 이유는 이제는 없어졌기 때문이다.
건강 악화 때문이라고 하셨다.
정확히는 이석증이 왔다고 폐업 안내문에 쓰셨다.

아아 그 고통 너무 잘 알지.
랜덤하게 몸 져 누워야 하는 망할 놈의 이석증.
이게 2년 전이었다.
그때 그 게시글에 댓글을 남길까 말까 고민하다 결국 못 남겼다.
낫는 방법을 나도 모르거니와, 나도 이석증을 앓고 있다고 하면 아파서 식당 운영을 중단하는 마당에 나까지 위로해야 하는 짐을 지우는 것 같아서였다.

얼마 전 사장님께서 건강을 많이 되찾고 다시 식당 문을 여신다는 글을 쓰셨다.
한 달 정도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는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잦은 이석증 발병으로 무기한 연장이라고..안돼!

그렇지만 이번엔 노하우가 생겼다.
재작년쯤 이석증이 자주 찾아와 병원을 다니며 알게 된 방법이다.
상체를 높여서 자기.
그니까 상체를 한 10도쯤 세워서 자는 거다.
반신반의하면서 그때부터 높게 자고 있다.
이석증이 오는 빈도가 확실히 줄었다.
한창 이석증으로 고생하고 있을 때, 누가 제발 방법 좀 알려줬으면 했던 마음이 생각나서, 용기 내 DM을 드렸다.
사장님도 마침 상체 높여 자기 방법을 써보려고 하고 계셨고 나만의 베개 정렬법을 알려드렸다.
부디 사장님에게도 적용되는 방법이었으면 좋겠다.

벌써 이석증을 앓은지 15년이 다 되어간다.
그동안 한 번도 이석증을 앓는 사람을 직접 본 적 없었는데.
이게 뭐 좋은 거라고 괜히 반갑고 동료애가 생겼다.
사장님도 괜찮은 방법을 알게 되면 꼭 공유해 주시겠다고 했다.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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