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단골 식당이 하나 있었다.
쌀국수 집이었다.
일기에서도 종종 등장했던 곳이었다.
시제가 과거형인 이유는 이제는 없어졌기 때문이다.
건강 악화 때문이라고 하셨다.
정확히는 이석증이 왔다고 폐업 안내문에 쓰셨다.
아아 그 고통 너무 잘 알지.
랜덤하게 몸 져 누워야 하는 망할 놈의 이석증.
이게 2년 전이었다.
그때 그 게시글에 댓글을 남길까 말까 고민하다 결국 못 남겼다.
낫는 방법을 나도 모르거니와, 나도 이석증을 앓고 있다고 하면 아파서 식당 운영을 중단하는 마당에 나까지 위로해야 하는 짐을 지우는 것 같아서였다.
얼마 전 사장님께서 건강을 많이 되찾고 다시 식당 문을 여신다는 글을 쓰셨다.
한 달 정도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는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잦은 이석증 발병으로 무기한 연장이라고..안돼!
그렇지만 이번엔 노하우가 생겼다.
재작년쯤 이석증이 자주 찾아와 병원을 다니며 알게 된 방법이다.
상체를 높여서 자기.
그니까 상체를 한 10도쯤 세워서 자는 거다.
반신반의하면서 그때부터 높게 자고 있다.
이석증이 오는 빈도가 확실히 줄었다.
한창 이석증으로 고생하고 있을 때, 누가 제발 방법 좀 알려줬으면 했던 마음이 생각나서, 용기 내 DM을 드렸다.
사장님도 마침 상체 높여 자기 방법을 써보려고 하고 계셨고 나만의 베개 정렬법을 알려드렸다.
부디 사장님에게도 적용되는 방법이었으면 좋겠다.
벌써 이석증을 앓은지 15년이 다 되어간다.
그동안 한 번도 이석증을 앓는 사람을 직접 본 적 없었는데.
이게 뭐 좋은 거라고 괜히 반갑고 동료애가 생겼다.
사장님도 괜찮은 방법을 알게 되면 꼭 공유해 주시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