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 영화에서 나온 대사다.
“지금까지 데이트 다 좋았는데, 에밀리의 센스, 케이티의 키, 브룩의 재력, 나탈리의 TV 취향 이젠 이걸 다 가진 사람으로 매치 메이킹 해주세요.”
그 대사를 듣는데 열흘간 물리치료를 받으면서 했던 내 생각이랑 똑같아서 속으로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물리치료는 크게 네 가지 단계가 있다.
환복, 찜질, 전기 및 레이저 치료, 환복 및 접수증 수령.
지금까지 세 명의 물리치료사분께 물리치료를 받았는데 마음에 드는 부분이 다 다르다.
효율 끝판왕인분은 모든 안내와 소통을 한큐에 끝낸다.
과정에 오류가 생기지만 마지막 접수증을 제일 마음에 들게 둔다.
전기치료가 끝나면 치료기를 떼면서 접수증 머리맡에 놓았으니 환복 끝나면 그거 가지고 가시면 된다고 하고 홀연히 떠난다.
다만 전기치료할 때 왼쪽만 아프다고 했지만 오른쪽도 같이 붙여버린다.
오른쪽은 안 해도 된다고 말하려 하기가 무섭게 신속히 붙이고 떠난다.
다정하신 분은 전기치료가 가장 마음에 든다. 위치가 맞는지 차도가 있는지 강도는 어떤지 맞춰주신다.
레이저도 언제 진행하는지 끝나면 끝났다고 안내해 준다.
다만 접수증을 꼭 손에 쥐어주신다.
내 얼굴 앞에 접수증을 보여주며 설명하시고 내가 그 접수증을 받아들지 않으면 받으라고 흔들흔들해주신다.
깔끔하신 분은 환복할 때와 찜질할 때가 최고다.
환복할 때 다 갈아입었는지 꼭 확인을 하고 커텐을 친다.
이 병원은 누워있다 보면 한 번씩 세탁건조기 소리가 들린다.
내부에서 세탁건조를 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가 수건이 늘 조금씩 덜 말라있다.
찜질을 할 때 새 수건을 가져다 받쳐주지만 뜨거운 찜질이 시작되면 덜 마른 꿉꿉내가 올라온다.
찜질이 끝날 때쯤엔 목덜미 쪽 머리와 등짝이 젖어있다.
근데 깔끔하신 분은 언제나 마른 수건을 가져오신다.
치료의 시작이 다르다.
다만 전기치료할 때 다른 선생님들은 브라끈을 이리저리 옮겨가며 위치를 맞춰주시는 반면,
이분이 기기를 등에 붙이고 가면 꼭 한 번씩 떨어진다.
해주실 때 제대로 꽉 눌러서 해주시지.
나 씻고 가는데.
이러니 선생님들이 파트마다 바뀌어서 오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근데 이게 생각에 머물러 있었을 때는 너무 합리적이었는데, 이 생각이 입 밖으로 나온 걸 듣고 있자니, 욕심쟁이도 세상 그런 욕심쟁이가 없다 싶었다.
영화의 순기능이 바로 이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