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새로운 코치님에게 수업을 받고 있다.
한두 번 만에 이분이 그동안 기다려오던 코치님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출석하지 않은 팀원들에게도, 귀한 코칭 시간 놓치지 말고 나오라고, 더 강하게 말할 수 있어졌다.
올해는 특히 극심한 재정난으로 실내 구장을 이용하지 못하고 몽땅 야외 구장을 이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높은 출석률을 자랑하고 있으니, 이 모든 건 코치님 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람을 어떻게 한두 번만 보고 바로 알 수 있겠냐마는, 분명 어느 정도는 느낄 수 있다.
그 사람이 사용하는 단어와 제스처들이 무의식중에 그 사람의 인상을 결정한다.
‘니가 그때 그렇게 말해서 기억하지’라고 말하는 사람과,
‘언젠가 들려준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어’라고 말하는 사람을 머릿속에서 그렸을 때,
두 사람은 전혀 다른 사람이다.
코치님에게서 느껴지는 강력한 힘은 책임감이다.
책임감은 얄궂은 힘 중 하나다.
사람의 그릇에 따라 모양이 천차만별이다.
맡은 소임을 다 하는 정도만으로도 책임감이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나에게 있어서 책임감은 그것보다 훨씬 더 큰 단어다.
어쩌면 지킬 수 없는 것들을 지키겠다고 선언하는 것을 책임감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우리팀을 제 팀이니까요라고 먼저 말할 수 있는 것.
상대가 곁을 내어주지 않아도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 품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용기도 필요하고 카리스마도 필요하다.
게다가 압도적인 실력이 기본이니, 책임감이 있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너무나도 작아서 소중하다는 농담을 하기 송구스러울만큼의 페이를 그대로 다시 팀에 돌려주셨다.
수업이 끝난 후 사람들을 데리고 치킨집에 가서, 본인이 준 뇌물도 받았으니, 각자 팀원 한 명씩 맡아서 수업에 끌고 나오라고 했다.
팀원들이 치킨 얻어먹는 게 미안할까 봐 뇌물이라 칭하며 마음도 편하게 만들어 주시고, 사람 많아지면 가르치는 게 더 힘들어질 텐데도 개의치 않으신다.
오랜만에 멋지게 손해 보는 사람을 만났다.
이런 표현을 코치님에게 한다면 뭐라고 할 지도 이미 알겠다.
손해라니요? 저 지금 자아실현하는 건데요?
오랜만에 인상적인 사람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