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가던 고등어 백반집(힙한 일식당)에서 크리스마스 풀코스 메뉴를 내놓았다.
안 갈 수 없지.
겨울이 오면서 재택 점심도 집에서 해결하고 있느라 통 못 갔다.
크리스마스 맞이 특별 식사라고 생각하면 추위를 뚫고 나가볼 마음도 생긴다.
음식은 주인장들 스타일이었다.
원래도 자주 가던 곳이니 처음 먹어본 메뉴였지만 입맛에 맞았다.
마음에 드는 술도 만났다.
술을 워낙 못하니 음료수 같은 술들만 마시게 된다.
주로 샹그리아, 베르뭇, 포트와인 같은.
메뉴판에 처음 보는 이름이 있었다.
탄바 미야마 시로부도우.
덧붙여진 설명에 청포도로 만든 일본식 친환경 와인이라는.
술에 친환경이 붙어있으니 웃겨서 안 먹어볼 수가 있나.
첫모금에 알았다.
그동안 샹그리아만 사두 두고 홀짝였는데 얘도 사다 둬야지.
이 식당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 중 하나는 셰프님들이 고양이 같다는 점이었다.
최소 소통과 약간은 뚱한 표정.
거리감에서 오는 편안함이 있다.
식당에 들어올때도 음식을 내줄때도 여전한 거리감이 있었는데,
디저트까지 다 먹고 일어서서 식당을 나서려고하니,
굳이 한번 더 눈을 마주치면서 크리스마스 인사와 새해인사를 챙기셨다.
은근한 친근감 표시까지.
정말 고양이같은 사람들이다.
즐거운 크리스마스 이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