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를 봤다.
해안 가까이 바로 눈 앞에서.
정인언니가 탐조를 위해 챙겨간 망원경을 유심히 본 돌고래 박사님이, 우리가 돌고래에 진심이라는 사람들이라는 걸 느끼고 다가와 말을 걸어주셨다.
혹시 돌고래를 찾으러 온거면 잘 왔다고, 지금 이 해안가로 돌고래 무리들이 들어오고 있는 중이라고.
100마리가 넘게 들어올거랬고 진짜 그랬다.
떼지어 첨벙첨벙 뛰어올랐다.
우리보다 제주도에 며칠 앞서 온, 돌고래만 보면 소원이 없겠다던 유정이는, 진심으로 행복해했다.
네다섯번의 돌고래 투어에서도 실패했고, 제주도에서는 매일 돌고래를 보러 해안에서 두시간씩 기다렸지만 못보던 참이었다.
그랬는데 오늘 드디어 본 것이다.
발리에서 스노쿨링을 하다 만타라는 대형 가오리를 직접 목격한 적이 있었다.
나보다 몸집이 큰 가오리가 내 앞과 옆에서 나를 놀리듯 헤엄쳤고, 그 신비로움에 압도당했다.
당연히 먼발치에서 본 돌고래는 그 정도의 감흥을 주진 않았지만 돌고래 떼들이 헤엄치는 모습은 분명 장관이었다.
돌고래들이 해녀들은 무서워하지 않고 가까이서 논다는 이야기를 듣고 언젠가 꼭 해녀체험을 하게 되겠다는 예감이 들었다.
꼭 돌고래와 함께 수영을 할 것이다.
유정이는 돌고래를 찾는 모험을 같이 떠나주어 고맙다고 했지만, 유정이가 몇 번을 못 본 덕분에 나는 첫 모험에서 돌고래를 볼 수 있었던 것 같아 오히려 더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