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0일

생일잔치

By In DAILY

풋살 친구들이 A의 서프라이즈 파티를 기획했다.
나는 A와 같이 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 하나 얹었다.

계획이라는 건 언제나 틀어지기 마련이다.

생일 연차인 A가 본인의 케이크를 직접 샀다.
내가 퇴근하면서 사가겠다고 했는데, 뭐 하러 그러냐면서.
말릴 방법이 도저히 생각나지 않았다.
두 번째 계획은 풋살 친구들이 집 밖에 도착하면 내가 몰래 문을 열어서 들어오게 할랬더니..
저녁에 미역국 외식을 하게 됐다.
아뿔싸.
이걸 어쩌지 하다 집 비밀번호를 알려줄 테니 들어와 있으라 했다.
오히려 잘 됐지 뭐.

밥 먹고 집에 들어왔다.
세탁실에서 친구 무리가 초를 꽂은 케이크를 들고 튀어나왔다.
A는 거의 날다시피 펄쩍 뛰어 안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미니 아비규환이었다.
도둑인 줄 알고 본능적으로 신변보호를ㅋㅋㅋ
안위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이 모든 플랜을 알고 있던 내가 영상을 찍었어야 했는데 너무 긴장해서 까먹었다.
시트콤같이 재미있었는데.

정신없는 12월을 보내고 있는 바람에 덩달아 A의 생일도 여느 날과 다를 바 없는 날이 될 뻔했는데..
그렇게 축하에 미안하다는 인사를 얹어, 찝찝한 생일을 만들 뻔했는데..
깜찍한 사람들 덕분에 풍성해졌다.
내년부터는 정신없다는 핑계를 덜 대도록 노력해야겠다.
축하의 날에는 축하받을 사람이 축하만 받을 수 있도록.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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