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02일

연관이통

By In DAILY

내 귀는 코드쿤스트 귀처럼 생겼다.
귓바퀴가 없다.
엘프 귀라면서 어릴 때 애들이 놀리곤 했지만 사실 고백하건대 당시에는 은근한 자부심을 가졌었다.
귓바퀴 있는 애들보다 소리가 덜 깎여 들린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분명 소리 파동이 귓바퀴를 타고 들어오면 마찰이 없을 수가 없다.

이 외에도 근거 없는 믿음이 하나 더 있었다.
겨울에만 찾아오는 귀 통증.
바람만 불면 송곳으로 귓속을 찌르는듯한 통증을 느낀다.
너무 심할 때는 편두통으로까지 이어져서, 통증이 시작되면 얼른 실내로 들어가 귀를 녹여줘야 한다.
그러지 못할 때는 동행에게 입김으로 귀를 불어달라고 할 정도다.
나는 지금껏 이게 귓바퀴가 없어서 아픈 건 줄 알았다.
공교롭게도, 귓바퀴가 없는 사람을 한 번도 만난 적 없고, 겨울이 된다고 송곳으로 귓속을 찌르는 통증을 느끼는 사람도 만난 적 없어서, 내가 느끼는 통증은 귓바퀴가 없어서 느끼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역시 귓바퀴가 있는 이유가 다 있다.
귓바퀴에서 마찰이 일어 겨울바람이 귓속까지 못 들어가는 거다.

요 근래 날이 급격하게 추워지면서 이미 몇 번의 통증을 겪었고, 혹시나 나와 같은 사람들을 위한 귀도리는 없나 찾아봤다.
당연히 없지.
에휴 귓바퀴 없는 사람은 서러워서 겨울날 수 있겠나.
코드쿤스트씨는 겨울을 어떻게 나지 하다가 겨울철 귀 통증을 검색하기 이르렀는데..
에헤이 귓바퀴가 문제가 아니었다.
연관이통이라는 이름도 있는 현상이었다.

나만의 귓바퀴 스토리가 오늘로써 모두 막을 내렸다..
이젠 귓바퀴 없어서 귀가 더 시리다고 겨울에 불쌍한척할 수 없게 됐다..
찾아보지 말걸..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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