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 번씩 그리울 때가 있다.
웃기다.
그리울 때가 있다니.
미국 시절을 떠올려보면 소속감을 느끼지 못해 늘 불안했었던 것 같은데,
그때 느낀 불안은 어쩌면 불안이 아니라 그저 익숙하지 않음에서 오는 불편감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코스트코에 들어가면 확 풍기는 미국 냄새를 맡으면 나의 어느 한구석이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것저것 뒤엉켜있는 나의 정체성의 일부를 안심시켜주는 장소다.
엄마는 술 한 방울도 못 마시면서, 코스트코의 와인 코너에 가면 꼭 와인 한 병을 사고 싶은 기분이 든다고 했다.
속으로 웃었다.
나도 그렇기 때문이다.
별게 다 닮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거의 20년 전 이야기들이 명절에 소환됐다.
포장해서 이야기지 아마 하소연에 가까웠을 것이다.
A가 엄마와 내 얘기를 들어주느라 고생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