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영이와 나는 정말 많은 자잘한 부분들에서 다 다르지만 다행히도 같이 살 때 중요한 큼직큼직한 조건들이 잘 맞다.
입맛(하다못해 술을 잘 못 마시는 것, 매운 걸 잘 못 먹는 것), 청결 정도(참아낼 수 있는 정도와 더 이상 참지 못하는 타이밍이 비슷함), 화폐 가치(씀씀이), 이 중에서도 제일은 집의 의미.
같이 살기 시작하면서 우리집은 사랑방이 되었다.
거실 한가운데에 큰 책상 두 개가 놓여있던 하얀집에서도 꾸역꾸역 사람들을 불러들였다.
외국에서 들어온 친구들은 일주일씩 자고 가기도 하고,
비록 편하게 앉아있을 공간은 없지만 식탁의자 두 개 업무용 의자 두 개 간의 의자 두 개를 합쳐 대형 모임이 와도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밖에서 만나는 대신 집에서 주로 만나다 보니 내 친구 니 친구의 경계가 허물어졌다.
내 친구지만 효영이랑 둘이 놀고 있기도 하고 효영이 친구지만 효영이가 먼저 자러 들어가기도 한다.
하얀집에서 지금 사는 집으로 이사 온 가장 큰 이유는 사람들을 더 편안한 공간에 초대하기 위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넓은 응접실 겸 거실을 갖고 싶었다.
그래야 더 적극적으로 집에 불러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진짜 그럴 수 있게 됐다.
따뜻하고 복작복작한 집이 되었다.
오늘도 효영이의 친구로 시작해서 나의 수다 파트너가 된 친구가 놀러 왔고,
겨울에는 작은방에서 따로 편하게 잘 수 있었지만,
여름엔 에어컨이 없는 관계로 오랜만에 하얀집에서처럼 셋이 나란히 누워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