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05일

포진

By In DAILY

작년 10월을 마지막으로 분기마다 나던 포진이 잠잠해졌다.
그때 쓴 일기를 읽어보니

포진 외의 현재 모든 상황이 환상적으로 좋기 때문에,
저지레 질량보존의 법칙에 의해 포진이 난 거라면,
몇 번이고 더 날 수 있다!

라는데.. 나라던 포진은 나지도 않고 일년 동안 저지레만 주구장창 났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알았다.
코부터 광대까지 피부가 아팠다.
오랜만에 포진이 나도 바로 알 수 있다.
기분 나쁜 통증이다.
약을 발라야 하니 거울 앞에 섰다.
왼쪽 코 아래 포진이 세 개나 생겼다.
긴 휴일이라고 긴장이 풀렸는지 어김없이 몸에서 티가 난다면서..
잘 가꿔 주겠다는데도 말썽을 피우는 몸이 성가시다.
작년에 처방받아둔 약통을 열었는데 딱 한 알 남았다.

열받는다.
하필 병원 문 닫는 때에 이러냐.
아침 댓바람부터 24시 병원에 찾아갔다.
별거 아닌 거라 의자에 앉지도 않고 처방을 받아 바로 약국에 갔다.
내가 원래 먹던 약이랑 다른 회사여도 성분은 같다는 말을 대체 몇 번을 반복하는지..
진료받을 때도 의사선생님이 여러 번 설명해 주셨는데 약사님도 설명을 멈추지 않았다.
사람들이 어지간히 해대나 보다.
알겠다는데도 자꾸 주지시키니 귀찮았다.
온 힘을 다해 나는 절대 오해하지 않겠다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고양이처럼 큰 미소를 지었다.

별로 좋지 않은 기분으로, 발병 주기를 체크하기 위해서, 일기에 ‘포진’을 검색해서 찾아봤는데, 저런 일기가 쓰여있었다.
오 그렇구나 저지레가 끝났다는 싸인이구나.
이렇게 마음을 다독이며 사는 거지하며 기분을 누그러뜨렸다.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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