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풋살팀은 I가 대부분이다.
어찌 I가 풋살을 하겠다고 모였는지도 미지수이긴 한데, 이건 차치하고, 내향인들의 큰 문제점이 있다.
콜 플레이를 안 한다는 것이다.
콜 플레이가 뭐냐면, 공이 어디로 오는지 가는지, 내가 공을 받을 수 있는지 없는지, 포지션을 어떻게 서면 좋은지, 이걸 경기 내내 서로가 서로에게 알려주는, 아주 기본적인 의사소통이다.
우리팀은 경기만 시작하면 침묵의 007빵이다.
소리 내면 누가 잡아가나보다.
주로 골키퍼를 보는 나는,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데, 맨 뒤에서 지르는 소리는 한계가 있다.
선수들끼리 서로 싸인을 줘야 미스가 안 나는데, 입 꾹 닫고, 아까운 기회도 놓치고, 역습을 허용하게 두는 걸 보면 화가 난다.
이걸 마냥 I의 특성이라고 봐주는 것도 이제 한계가 왔다.
오늘은 운동 전에 사람들을 일렬로 세워놓고 소리 지르는 연습부터 했다.
전방에 함성 발사를 했다.
바로 문제를 찾았다.
성인이 되어서 목소리를 크게 낼 일 자체가 없는 것이었다.
다들 뭔가 삶은 달걀을 삼킨 뒤에 내는 소리마냥 엌! 소리를 냈다.
목구멍부터 뚫었어야 했다.
20분 동안 악! 온다! 뛰어! 헤이!를 외쳤다.
하루 만에 뭐 얼마나 크게 달라질까 기대도 안 했는데, 막상 경기를 시작하니 제법 시끌시끌했다.
목청이 좀 트였나 보다.
효과적인 훈련을 찾아서 다행이다.
경기장에서 서로 시끄러우니까 조용 좀 하라는 말을 하게 되는 그날까지 전방 함성 발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