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졸업하고 처음으로 밤을 꼴딱 샜다.
새고 싶어서 샜던 건 아니고.
잠이 안 왔다.
잠자리도 바뀐 데다가 사람들이 많아서 그랬을 것이다.
이 나이를 먹고도 어찌 이렇게 이것저것 가리는 게 많을까 하면서 원 없이 별을 봤다.
기세 좋은 젊은이들은 즐거워서 밤을 샜다.
14명 중에 7명이 새벽 네시까지 놀았다.
그러다 해를 봐야겠다고 마음먹은 2명만 남았고.
나포함 세명은 그렇게 캠핑의자에 가만히 앉아 동트는 걸 구경했다.
기왕 보는 거 제대로 보고 싶어 핸드폰에 나침반을 켜서 동쪽으로 향했다.
하늘이 빨간 게 방향은 옳게 갔다만… 갑자기 언덕길이 내리막을 향했다.
앞에 있는 산은 점점 높아졌다.
해가 뜨더라도 중천에 떠야 볼 수 있을 만큼 산이 높았다.
아무래도 해 보기는 글렀다고 돌아가자고 했다.
돌아가는 길에 괜히 해보러 나서자 했나 싶어 산책 동료들에게 후회하냐 물었는데,
화들짝 놀라며 후회 같은 건 안 한댔다.
그러면서 설마 후회돼서 물어보는 거 아니죠?라며 되묻기까지 했다.
우리 팀에서 제일 조용한 두 명인데, 무슨 깊은 대화를 나눈 것도 아니고, 같이 밤만 샜는데, 이렇게 농담도 주고받게 되다니.
잠도 못 자는 쓸데없이 예민한 놈 이러면서 밤이 가는 내내 스스로를 채근하고 있었는데 그 마음마저 사르르 녹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