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 음식을 꼽으라면 김치찜이다.
고기와 김치의 비율이 반반인 돼지고기 김치찜.
미국에 있을 때도 이모가 자주 해주시던 메뉴였고,
경주에 가면 엄마가 항상 만들어놓으실 정도로 나의 고정 메뉴다.
이제는 어릴 때처럼 밥을 두세 공기씩 먹을 순 없지만,
여전히 내 입맛을 가장 돋우는 메뉴다.
자취를 하면 주로 해먹는 음식이 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다.
만드는 건 쉽지만 냄새를 빼는 것이 고역이다.
한두 시간 동안 김치와 고기를 푹 끓이고 나면 온 집안에서 김치찜 냄새가 난다.
한번 먹고 끝나는 게 아니니 2-3일 정도는 각오를 해야 하는 음식인 것이다.
참다 참다 한 번씩 해먹는데 그게 오늘이었다.
숭덩숭덩 잘라주신 통삽겹을 김치 반포기 사이사이에 끼워놓고 푹 끓였다.
코인 육수 하나 넣고 알룰로스 한 스푼 넣으니 맛이 아주 기가 막혔다.
자주 해먹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오늘 내일 이틀 동안 질리게 먹고 한동안 좀 참아봐야지.
미국에 있을 때는 김치냄새가 밴 채로 학교 가면 냄새난다 그래서 아침으로 못 먹었는데,
피차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인 거 보면,
그게 인종차별의 영역인가 매너의 영역인가 싶고,
냄새만 덜 배면 자주 해먹을 텐데,
나트륨도 높은데 차라리 자주 못 해먹는 게 잘 된 건가 싶고,
김치찜이 익어가는 동안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