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비 맞으며 풋살 했다.
비가 오는 건 싫지만 비를 맞으며 풋살을 하는 건 왠지 모르게 더 신이 난다.
낭만이 비와 가까워서 그런걸까.
우리팀은 자타 공인 I 팀이다.
쑥스러움도 많고 조용하다.
보통 E들이 들어오면 I가 기가 빨려 지치곤 하는데, 우리는 정 반대다.
E들이 기를 펴지 못하고 덩달아 과묵해진다.
아무리 인간이 강하다 한들 자연 앞에서는 한없이 나약한 존재다.
그렇게 강한 I의 기질도 비에는 다 씻겨 내려가나보다.
다들 뭔가에 취한 듯 신이 나서 뛰어다녔다.
혹여라도 다칠까봐 감독님께 경기를 중단하자고 말씀드릴까 고민했지만,
신난 사람들의 표정을 보며 초 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쫄딱 젖은 머리칼들이 찰랑거리며 뛰는 모습을 보는 것 또한 정말 즐거운 일이다.
가끔 비가 좀 오더라도 취소하지 말고 운동을 진행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