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봐야 저녁 10시에 먹는 즉석우동 한 그릇이다.
저녁 풋살을 하고 나면 무지하게 허기가 진다.
보통은 배고픔을 꾹 참고 잠에 들지만, 내일이 개천절인 오늘은 고삐 풀린 망아지가 허용되는 날이다.
마침 5명 밖에 오지 않아서, 2 대 3 경기를 내리 5번을 하고 나니, 다들 지치고 말았다.
그 와중에 야식을 먹기로 다짐해놓고서도, 먹는 시간을 앞당길 수 있어서 기뻤다.
이렇게 우려가 되면 먹지를 말아야 하는데, 다음날의 불편감을 외면할 수 있을 할 만큼, 일탈은 짜릿한 것이다.
우리가 주로 가는 곳은 증산역에 있는 도깨비우동이다.
평일에 가도 늘 웨이팅이 있을 정도로 동네에서 한가닥하는 집이다.
단번에 들어가 먹은 기억이 없다.
오늘도 어김없이 우리 앞에 두 팀 정도 있었고 20분을 기다려서야 앉았다.
우동이 나오자마자 코를 박고 먹었다.
운동 후에 먹는 국물 요리는 기가 막히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금요일이 휴일인 날을 찾아봤다.
내년 5월 1일이었다.
갑자기 아까 먹은 우동이 훨씬 더 맛있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