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16일

주차장 라이딩

By In DAILY

우리집은 대문에 들어서자마자 크다란 자전거 두 대가 벽에 대롱대롱 매달려있다.
인테리어용으로도 충분히 멋진 자전거지만,
마냥 걸어만 두기에는 볼 때마다 아쉬운 자전거다.
세월의 생채기가 나는 것도 멋들어질텐데,
여전히 새것의 모습을 하고 벽에 박제되어 있다.
작년 A의 무릎 부상 이후, 좀처럼 타기가 쉽지 않다.
옷도 갖춰 입어야 하고, 또각거리는 클릿 슈즈도 신어야 하고, 쌩쌩 달리기 위해서 천변까지 나가야 한다.
막상 타면 세상 행복이 따로 없지만 이걸 혼자 한다 생각하면, 침대가 훨씬 더 아늑해지고 마는 것이다.

1년 동안 A는 부지런히 치료와 재활을 병행했고, 이번 달부터 작년에 하던 것들을 조금씩 하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산책을 했고, 요즘엔 풋살 연습에도 참여해 보고 있다.
양쪽 무릎과 발목에 테이핑을 칭칭 감느라 준비 시간만 1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이만하면 복귀했다 할 수 있겠다.
다음 미션으로는 라이딩을 해보기로 했다.
다음주 주말에 가까운 한강 편의점에서 라이딩 정식을 먹기로 했다.

오늘은 다음주를 대비한 웜업을 하기 위해 단단히 채비를 하고 나섰다.
안장도 낮췄고 클릿은 무리일 것 같아 큰 평페달을 사다 끼웠다.
일단 집 앞 텅 빈 야외 공영주차장에서 감을 익히기로 했다.
원래는 월드컵 대교까지 가보기로 했지만 이미 공영주차장에서 그럴 수 없겠다는 판단이 섰다.
30분 만에 허벅지 근육이 올라와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당분간 공영주차장에 신세를 지기로 했다.
매주 조금씩 시간을 늘려 타면서 라이딩용 허벅지를 만들기로 했다.
부디 내년엔 벚꽃 라이딩을 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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