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7월 26일

겨우 검지 하나 때문에

By In DAILY

제동이 걸렸다.

그제부터 손바닥과 검지 사이의 관절에 묘하게 불편감이 있었는데,
어제는 검지가 부어서 병원에 갔다.
계획에 없었던 물리치료도 받고 소염제도 처방받았다.

염증이라는데 이게 이유도 없이 이럴 수도 있다나.
물리치료사님이 손 많이 쓰는 일 하세요? 묻기에 사무직이랬더니 아~아~라며 대수롭지 않은 듯 넘기길래 별일 아닌가 했다.

해가 지는 시간부터 검지가 뜨겁게 욱신거리기 시작했다.
밤이 되니까 면역이 약해지나 보다 가볍게 생각했는데 밤새 한 시간 간격으로 깨면서 얼음찜질을 했다. (식은땀은 덤)

병원은 죽어도 가기가 싫다.
싸한 느낌도 차가운 기분도 싫다.
아픈 사람들이 대기 의자에 모여 앉아있는 것도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카운터 건너에 앉아 아픈 눈빛으로 쏘아대는 것도 모두 다 진절머리 난다.
그런 내가 병원문이 열리는 9시를 오매불망 기다렸다.
손은 중지와 엄지까지 부어올랐다.

첫 번째 진료환자로 호명되어 들어갔다.

의사 선생님 : 차도는 좀 있나요?
나 : (말없이 보여드림)
의사 선생님 : 항생제도 드셔야겠네요. 이건 점심에도 드세요.
나 : 약 먹으니까 좀 졸리던데 잠 오는 성분이 있나요?
의사 선생님 : 그럴 리가 없어요. 그건 그냥 졸리신 거예요.

물리치료실로 이동

물리치료사님 : 처방약 안 드셨어요? 어제 뭐 하셨어요? 이러다 손목까지 부으면 팔까지 아프실 거예요. 오늘 손 쓰지 마세요.
나 : 아무것도 안 했는데 이렇게 되기도 하나요?
물리치료사님 : 밤에 괜찮으셨어요? 엄청 욱신거리셨을 텐데?
나 : 식은땀도 났어요. 어떻게 하면 빨리 낫나요?

겔 바르고 기계 틀고 떠남

왜 아픈지 이유도 모르겠고, 회복은 기약도 없고, 하필 오른손이고,
비디어스 웰컴 모달 디자인은 아직 못 끝냈고, 필름업 영화제 기획도 해야 하는데,
몸 관리하나 제대로 못해서 병목이 되다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썅!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