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08일

경주 2

By In TRIP

여기저기 들고 다니는 정도는 아니지만 나도 애착이불이 있다.
십몇년째 덮고 있는 한겨울 솜 이불을 이번에도 결국 꺼내 덮었다.
최근에 엄마가 버리려고 밖에 꺼내놨다가, 내 생각이 나서 빨아서 장롱에 도로 넣어놓으셨다고 한다.
덕분에 땀 뻘뻘 흘리면서 잤고 감기가 똑 떨어졌다.

이렇게 가끔 온 가족이 모이면 대화를 많이 나누는데 요즘 들어 동생이 철든 소리를 하나씩 툭툭하곤 한다.
우리가 남들이 하는 걸 못하고 크긴 했어도 사랑은 많이 받고 컸다며 요즘 그런 생각이 든다고 했다.
나도 요새 들어 아는 걸 어떻게 벌써 알았대.
언제나 내가 동생보다 앞서갈 줄 알았는데 분발해야겠다.
오늘 집을 나설 때 이불을 보며 동생의 말을 한 번 더 떠올렸다.

내년 아빠 기일에는 여행을 가자고 했다.
경치 좋은데서 아빠 좋아하던 절편이나 하나 사서 같이 나눠먹으면 되지 않겠냐고.
저 안정화 되거나 나 부자되거나가 조건이라는데,
그렇지 않더라도 내년엔 진짜 여행을 갈 것이다.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