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17일

고수 소르베

By In DAILY

오랜만에 고수한잎에 갔다.
쌀국수를 먹고 있는데 옆에 앉아 계신 분이 사장님에게 무엇인가를 조용히 물어보셨다.
절대 들릴 수 없는 거리였음에도 불구하고 들리고 말았다.
“고수 소르베 있나요?”

고수 소르베는 고수한잎에서 최근에 내놓은 신상 메뉴다.
주말에만 판매되는, 그마저도 맛을 내는 것에 실패하면 먹을 수 없는 디저트 메뉴!
이래저래 타이밍이 맞지 않아 출시 이후 한 번도 먹을 기회가 없었다.

오늘은 평일이니 절대 맛볼 수 없겠다고 생각하고 갔는데, 옆 손님 앞에 놓이는 고수 소르베를 보고 갈등하기 시작했다.
고수 소르베를 먹을 수 있는지 여쭤보는 게 사장님에게 폐가 되는 일은 아닐지, 만약 그런 거라면 옆 손님의 요청에 거절을 하셨지 않을까, 너무 착하셔서 거절을 못 하시는 분이면 어쩌지?
그 잠깐 사이에 눈알을 몇 번을 굴렸는지 모르겠다.

에라 모르겠다 하고 직원분과 눈이 마주쳤을 때 민망한 듯 웃으며 “혹시 고수 소르베..”까지만 말했는데 잠시만 기다리시라는 말과 함께 부엌으로 들어가시더니 사장님께서 대신 살짝 나오셔서 “준비해 드릴까요?”라고 물어봐 주셨다.
오늘 드리는 건 돈은 받지 않겠다고 하시면서 뜻밖의 선물에 보너스까지 주셨다.

고수 소르베는 정말 맛있었다.
내가 고수한잎에 푹 빠지게 된 이유는 정성스러운 맛 때문인데, 고수 소르베 역시 정성스럽게 맛있었다.
사장님께서 부디 건강하게 오래 장사해 주셨으면 좋겠다.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