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2월 10일

공주 대접

By In DAILY

집안에서 여자 막내의 삶은 꽤나 호사스럽다.
KTX 역부터 집까지 아무리 가까워도마중은 필수다.
신발이 흙길을 밟을 새가 없다.
하품 한 번 할라치면 갑자기 베개와 이불이 튀어나와 어느샌가 나는 침대에 뉘여지고,
귤을 깔려고 집어 들면 호다닥 까진 귤이 내 손에 쥐어지고,
커피 사러 다녀온다고 하면 얼른 나를 쇼파에 앉혀놓고 커피를 준비해 준다.
아마 밥도 떠먹여 달라고 하면 분명 얘 왜 이래~ 하면서 떠먹여 주실 거다.

저녁에는 다들 배가 부르다는데 내가 배가 좀 고프다고 하니 떡국과 소불고기가 뚝딱 나왔다.
이렇게 금이야 옥이야 닳을까 잃을까 예쁨을 받는다.

어릴 땐 혼자 다 알아서 할 수 있으니 제발 날 가만두라며 반항하곤 했다.
근데 이번 명절은 공주 대접이 그저 행복하고 영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놔.. 나이 먹나 보다.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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