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26일

과일

By In DAILY

자취를 하면 과일 챙겨 먹기가 어렵다.
밥도 못 해먹는데 과일을 챙겨 먹을 리가.

경주에 내려가면 KTX 역에 엄마가 데리러 나온다.
한 손으로 들 수 없을 정도로 큰 락앤락 통에 제철 과일을 한가득 씻어 담아오신다.
앙증맞은 포크도 같이 담겨있다.
집으로 향하는 30-40분 동안 그 과일을 몽땅 해치운다.
집에서 먹는 모든 끼니 이후에는 끼니만큼이나 많은 과일을 후식으로 먹는다.
과일을 잔뜩 충전해서 서울로 돌아온다.
그러면 한동안은 괜찮다.

충전해둔 과일 게이지가 동이 났는지 오늘은 과일이 무척 먹고 싶었다.
사실 딸기가 제일 먹고 싶었지만 열몇알치가 2만 원을 웃돌았다.
어휴 저걸 누구 코에 붙여.
딸기 향이 그리 짙지 않은 걸 보아 크게 맛있지도 않을 것 같았다.
옆에 있는 귤 한 박스와 샤인 머스캣 한 박스를 집어왔다.
아니 샤인 머스캣이 언제 이렇게 싸졌지?
어쨌든 양도 좀 되고 가격도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합의를 봤다.

귤을 하나를 까먹으면서,
나중에 부자가 되면 다른 게 아니라,
먹고 싶은 과일을 양껏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밥 먹고 나서 여유롭게 과일 씻어 먹고살면 참 행복하겠다 싶다.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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