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9월 11일

그땐 그랬고

By In DAILY

추석 열흘 전은 아빠 기일이다.
작년이 10년 차였고 점점 쇠약해지는 엄마를 핑계로 제사를 없애는 것에 적극 동의를 했다.
아무리 음식을 조금씩 준비한다고 해도 가짓수 자체가 많고,
그렇다고 내가 제사 준비를 도우러 경주에 미리 내려가기도 아직은 여의치 않다.
제사는 구시대적 발상이고, 요새 없애는 추세고, 각자 자리에서 아빠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어쩌고~ 저쩌고~
아무리 내가 개인주의적 성향이 있다고는 하지만 이건 마음먹기가 쉽지 않았다.

작년에 그렇게 질러놓고는 올해 아빠 기일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스스로의 눈치게임이 시작됐다.
진짜 안 하는 건가, 안 해도 되나, 뭔가 마음이 불편한데, 포천까지 벌초를 다녀오기는 너무 고된데, 내가 이렇게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이랬다저랬다 하면 더 이상한데, 작년엔 무슨 허세를 부렸던 거지, 다 차치하고 내 진짜 마음은 뭐지?

그렇게 나는 꼰대로 판명 났다.
아닌가?
반대로 미성숙해서 무던하게 넘어갈 줄 모르는 걸 수도 있겠다.
다음 주 화요일이 아빠 기일인데 마침 재택이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만약 가고 싶지 않았다면 왜 하필 화요일이지?라고 생각했을 테니까.
어쨌든 쿨한척했다가 결국 의견을 번복했다.

그땐 그랬고 지금은 이렇다.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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