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8월 02일

느슨한 연대

By In DAILY

언제나 단칼에 손절하는 삶을 살아왔는데 그게 맞나 싶은 시기가 돌아왔다.

만나는 사람들의 눈을 보면 나를 싫어하지 않고 오히려 좋아하는 것 같은데 언제나 묘한 불편감이 껴있는 게 보인다.
유쾌하지 않아서 그럴까.
너무 진지한가.
안 웃긴데 너무 열심히 웃기려고 해서..?
여러 이유를 생각해 봤는데 딱 이것 때문이다 싶은 건 떠오르지 않았다.

불편감이 싫은 건 아니다.
때문에 나에게 함부로 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내가 만들어내는 긴장감이 그리 달갑지 않다는 걸 느낄 때마다 서글서글한 사람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은 갑자기 곱창순대볶음이 먹고 싶다며 정!산! (정X언니가 산다의 준말)을 외쳐준 풋살 언니 덕분에 저녁을 거나하게 먹었다.
한국인의 정으로 2차 맥주 한 잔까지 이어졌고 각자 인간관계 청산 방식에 대해 얘기하다가 카톡 친구가 996명인 친구와 650명인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깨달았다.
그들은 상대의 실수를 못 본 척 넘어가 줄 줄 안다.
치명적인 실수를 해도 사정이 있겠거니 하고 언젠가 사과를 하면 그랬구나 한다고 했다.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 사람은 그냥 돌아오지 않는 채로 두는 거고.

가장 최근 멀어진 사람을 떠올렸다.
어떻게 보냈더라.
다시는 볼일 없을테니 행복을 빈다고 했다.

틈을 보이지 않는 만큼 곁도 줄 수 없다.
사람들의 눈에 서린 불편감은 어쩌면 틈을 보이지 않기 위해 용쓰는 내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풋살 언니는 오래 지속하기 위해서는 느슨한 연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느슨해지라는 힌트겠지.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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