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2월 28일

돌아버린 세탁기

By In DAILY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노릇이다.
빨래를 넣지 않고 빨래를 돌렸다.

분명히 빨래를 넣고 세탁, 헹굼, 건조를 선택하고 세탁기 문을 닫고 잘 돌아가는 걸 확인하고 베란다 문을 닫았다.
그리고 빨래 널 곳을 마련하기 위해 옷방으로 돌아갔는데 빨래 바구니가 가득 차 있는 게 아닌가.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도무지 믿기지가 않아서 세탁기를 열어 봤는데 거품이 열심히 돌아가고 있었다.

이런 경우 보통 아예 까먹어 버리거나 아니면 빨래를 넣었는지 넣지 않았는지 아리송하다거나 또는 안 넣은듯한 느낌이 든다거나,
여튼 미심쩍은 기분이 들어 되짚어보다 발견하곤 하는데 오늘은 확신이 있었다는 것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나는 진짜로 빨래를 넣었다.
근데 왜 안 넣어져있냐는 거다.

이제는 내가 진짜 어른이 되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할 때가 왔다.

(근데 이 와중에 글감이 생겨서 한편으로 안심 되는 게 코미디다.)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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