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6월 08일

되돌아온 입맛

By In DAILY

밥 한 공기를 다 못 먹는 사람이 된지 어언 2년.
무조건 두 공기씩 해치우다가 이제는 반 공기도 버거워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묻지도 않지만, 왕년에 내가 얼마나 잘 먹었는지에 대해 늘어놓곤 한다.
그럴수록 먹부심에 스크래치만 더 날 뿐이었다.

운동을 하면 좀 달라질 줄 알았다.
헬스도 열심히 하고 풋살도 하고 산책도 했지만 먹는 양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최근 필라테스도 운동 리스트에 추가했지만 차이는 없었다.
이제는 그만 미련 떨어야 하나 싶어 단념하기 일보직전이었는데 웬걸!
자전거를 타고 나서부터 급격하게 먹는 양이 늘기 시작했다.

아직 라이딩은 두 번 밖에 다녀오지 않았고 출퇴근도 세 번 밖에 하지 않았지만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자전거 출근을 위해 아침을 먹는데 사무실에 도착하면 허기가 진다.
점심시간이 돼서 한 그릇을 싹 비워도 세시부터 배가 고프다.
탕비실에서 간식을 꺼내 먹으며 버티다가 다시 자전거로 퇴근을 한다.
집에 도착해서 저녁밥을 또 깨끗하게 비운다.
라이딩을 다녀올 때도 똑같다.
간단하게 주먹밥 하나 돌려먹고 나가서 타고 돌아오면 오전 10시 30분쯤 되는데 그때 국밥을 한 그릇 뚝딱한다.
아침을 2차로 먹는 거다.
아점이 아니라 왜 아침이냐면 국밥을 먹어도 12시부터 다시 배가 고파지기 때문이다.
놀라울 따름이다.

갑자기 초등학교 때 읽었던 꽈배기 이야기가 생각난다.
어떤 사람이 도넛 세 개를 먹고도 배가 부르지 않아서 꽈배기를 하나 더 먹었다.
그랬더니 그제야 배가 불러서, 배가 고플 때는 도넛이 아니라 꽈배기를 먹으면 된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는,
근시안적인 사고방식의 미련함에 대한 이야기였다.
혹시 내가 딱 그꼴인가?
갑자기 그 사람의 마음이 이해된다(?)
가출한 입맛은 자전거로 돌릴 수 있다.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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