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가 급격히 추워져 아침에 운동하고 돌아오는 길이 그렇게 시릴 수가 없다.
오늘은 도저히 집으로 돌아갈 엄두가 나지 않아서 헬스장에서 바로 씻고 출근했다.
바깥에서 씻는 것도 처음이고, 바로 출근할 요량으로 짐을 바리바리 싸 들고 간 게 무리였는지, 몸에 한기가 들기 시작했다.
상하의 히트텍에 니트에 패딩까지 입어서 땀이 나는데도 목덜미가 서늘했다.
이럴 때면 엄마는 늘 뜨거운 물을 쉬지 않고 마시라고 말씀하시곤 했다.
몸을 빨리 데워야 한다고 했다.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뜨거운 물을 마셨다.
화장실을 몇 번이나 들락날락했는지 모르겠다.
몸을 데워놓으면 다시 화장실에 가서 한기가 들기를 반복했다.
진퇴양난이 따로 없었다.
콧물도 줄줄 흐르기 시작해서 그냥 콧구멍에 휴지를 넣어놨다.
다른 얘긴데 L과 A는 참 무던한 사람들이다.
내 양쪽 콧구멍에 흰 휴지가 박혀있으면 한 번쯤은 풉 하고 웃을 만도 한데 휴지가 안 보이나 싶을 정도로 개의치 않는다.
덕분에 편하게 훌쩍거렸다.
목이 좀 붓는 것 같았는데 뜨거운 물로 지져놔서 그런지 기침으로까지 번지지는 않았다.
감기가 올 뻔하다 대대로 전해내려오는 뜨거운 물 민간요법으로 용케 피한 것 같다.
지금도 뜨거운 물을 마시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