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부터 시작한 생리는 약을 먹어도 통증이 가시지 않는 게 심상치 않더니 결국 새벽을 꼴딱 샜다.
처음으로 겪는 구토까지 동반된 생리통이었다.
참말로 가지가지다.
입을 헹구려고 머금은 수돗물이 비려서 게워내고.
수돗물이 이상한가 싶어서 보리차를 마셨다가 또 다 게워내고.
입덧이 만약 이런거라면 나는 정말 아이를 가질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한 시간 마다 깨서 변기통을 붙잡다가, 침대로 돌아와 등과 배에 찜질팩을 대고 잠시 잠들었다가, 난리 부르스를 췄더니 하루 온종일 상태가 몽롱했다.
일어나서 시킨 죽도 다 못 먹고, 속이 더부룩해서 탄산수 마셨더니 비려서 헛구역질하고, 대신 다행히 맛이 가미된 탄산음료는 마실 수 있어서 계속 홀짝이고 있다.
저녁엔 축구를 하는 날이었는데 그것도 못갔다.
오늘 피그마로 만들어둔 페이지들 상태가 괜찮은지는 내일 맑은 정신으로 리뷰 해봐야지.
두 달 동안 생리통이 없어서 체질이 변했나 진심으로 기뻤는데…
이럴 거면 그냥 매달 나눠서 와라.. 진짜..
내일이나 모레면 신기루처럼 사라질 고통이라는 게 안심이 되는 동시에 화딱지가 난다.
근데 뭐 어쩔 거야.
내 몸이니까 잘 데리고 살아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