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2월 22일

웡카 (2023)

By In MOVIE

어릴 때 미국에 살던 이모네 가족이 한국으로 놀러 왔다.
그때 선물로 가져오셨던 책들이 있었는데 제일 먼저 완독한 책이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었다.

영화 DVD도 주셔서 몇 번을 돌려봤는지 모른다.
책을 읽으면서 혼자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좋았다.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은 초콜릿 강과 윌리 웡카의 어린 시절이었다.

초콜릿 강은 비주얼이 임팩트가 있었다면 웡카의 어린 시절은 정서적으로 충격이었다.
치과 의사인 엄한 아빠 손에 큰 웡카는 초콜릿을 한입도 먹어보지 못한 채로 큰다.
아빠가 얼마나 엄하냐면 웡카가 초콜릿을 먹을라치면 그 초콜릿을 뺏어서 불타는 난로에 던져버린다.
게다가 차고 있던 치아 교정기는 얼마나 기괴하던지.
치아 교정기 사이로 초콜릿을 집어넣는 모습은 잊히지가 않는다.

만일 이 시절의 웡카를 기대하고 영화를 보면 분명 실망할 만한 영화다.

웡카가 꿈에 그리던 도시에 도착하면서 영화가 시작된다.
선한 마음에 전 재산을 자의반 타의 반으로 강탈당한 후 딱 봐도 사기를 칠 것 같은 숙소에 외상으로 묵게 된다.
그렇게 큰 빚을 지게 된 웡카가 또 다른 채무자들을 만나서 우여곡절끝에 빚잔치를 하는 영화다.
메인 플롯은 초콜릿 카르텔에 맞서 싸우는 웡카이고 간간이 마음 따뜻한 에피소드들이 끼어있다.

조니 뎁이 연기한 팀 버튼의 웡카는 쎄한 구석이 있다.
동심을 가진 소시오패스라고 해야 할까.
영화 전반에 깔린 은은한 서스펜스가 2005년 웡카의 묘미였다면 2024년 웡카는 그저 예쁘다.
게다가 뮤지컬 영화임에도 춤과 노래 모두 어수룩하다.
그래서일까?
기억나는 넘버나 장면이 없다.
하지만 이런 엉성미가 용납될 정도로 귀여운 영화다.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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