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9월 09일

유튜브 데이

By In DAILY

행크TV를 볼 만큼 봐서 유튜브 알고리즘에 혼선을 주고자 요즘 유명하다는 모든 유튜브 영상들을 하나씩 보는 날로 정했다.
내 취향이 아니더라도 시야가 좁아질까 봐, 다른 세상을 계속 인지해 보려는 작은 노력이다.

연예인들의 브이로그 영상, 오디오가 고요한 영상, TV쇼를 액기스로 만들어 둔 영상, 상스러운 소리를 끊임없이 해대는 영상, 무해하게 웃기는 영상, 반려동물 영상, 스포츠 영상 등 온 장르를 훑었다.
편집 일을 할 때도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유튜브를 꼭 챙겨 보는 편이었는데, 그때도 이미 컨텐츠들의 호흡이 가쁘다고 생각했었다.
빨라질 부분이 남아있지 않았던 것 같은데.. 웬걸 훨씬 더 빨라졌다.
그래도 옛날엔 나름의 기승전결이 있었는데 요즘은 승승승결!인 것이다.
어떤 면에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지는 알겠지만 알콜 소독솜같이 금방 휘발되는 이야기라 쉽게 본 만큼 쉽게 잊혀졌다.
그게 좋은 거겠지.

또 한 번 내러티브가 중요한 사람이란 걸 느꼈다.
흥미로운 정보와 그것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하는 류의 영상에 안착했다.
영화를 리뷰해 주는 영상을 좀 보다가 지선씨네마인드가 생각났고 A와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부연 : 같이 보기로 암묵적인 합의가 되어있는 시리즈 중 하나) 대신 그알 채널을 정주행 하기로 했다.

분통터져하면서도 그알을 보게 되는 이유는 사람을 다루기 때문이다.
사람이라는 존재는 무궁무진하다.
언제나 왜?를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더 나아져야 한다고 말하는 주제를 다루기 때문에 좋다.
속이 터지는 이유가 나아지지 못할 것 같음에서 오는 무력감이기도 하지만,
바위에 계란을 지치지 않고 던지는 사람들의 말을 듣다 보면 결의에 찬 희망이 느껴진다.
악한 마음이 있는 만큼 선한 마음이 있다는 걸 알 수 있게 해주는 채널이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대단히 무서운 것이었다.
한동안 음악 앨범 커버들만 떠있었던 메인이 한나절 만에 180도 달라졌다.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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