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3월 17일

정반합

By In DAILY

누군가의 말을 가만 듣고 있다 보면 그 사람의 생각이 보인다.
감추려는 노력을 하면 따라주겠건만 은근하게 들으라는 듯이 말하면 머리가 피로해진다.

예를 들면 어제의 일이다.
저쪽이 핸들이래. (나는 그렇게 생각 안 하지만) 저쪽이 핸들이래.
누가 봐도 명백히 핸들인 상황인데 기세를 가져오기 위해 뻐팅기기는 해야겠고 그렇다고 무지성으로 우기자니 그 정도로 염치가 없진 않았나 보다.
저희는 핸들이라고 생각 안 하는데 왜 핸들이라고 하세요?라고 말할 수 없으면 말을 하지 않아야 한다.
라고 속으로 생각할 뿐이다.

무슨 이런 이야기를 오래 하고 있어. → (나는 이제 그만하고 싶은데) 무슨 이런 이야기를 오래 하고 있어.
반복되는 이야기가 지겨워 화제는 전환하고 싶지만 내가 이야기를 끊는 주체가 되고 싶지 않다는 뜻이겠지.
이 얘기 많이 했잖아 다른 얘기도 하자~고 하지.
물론 똑같은 얘기를 참 오래도 한다고 감탄하는 걸 수도 있다.
근데 보통 사람들은 수동적으로 말하는 걸 완곡하게 의견을 전달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사람들을 만나면 사람들의 말이 몇 배로 머릿속에서 불어나니 피곤해져서 셔터를 끄고 있다 보면,
컨디션 안 좋냐고 걱정해 줘서 다시 텐션을 끌어올려 보다가도,
다시 끄기를 반복한다.

유유상종이 에너지 세이빙이 맞다.
그러니까 사람들은 다 자기 같은 사람들을 주위에 두게 되는 것이다.
아이러니한 건 그렇게 되면 또 고이게 된다는 것이다.
고여버리면 안 되냐 반문할 수 있지만, 고여서 좋은 건 또 뭐가 있나 싶다.
인생은 정말 정반합이 맞다.

어쨌든 정으로 쭉- 살아와서 이제야 반을 해보고 있다.
이 시기를 잘 보내면 합을 찾을 수 있겠지.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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