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8월 03일

허겁지겁 갓생

By In DAILY

새벽과 아침을 가로지르는 운동을 끝내고 나오면 아.. 이대로 씻고 낮잠 한 숨 자면 딱이겠구만 싶어도 어김없이 후다닥 준비해서 출근을 해야한다.

예전에는 누가 아침 운동이 개운하다고 알려줘도, 출근만으로도 기특한데 운동까지 할 체력은 없다고 웃어넘겼었다.
웬걸, 점점 출근을 할 체력까지 없어지기 시작했다.
오 드디어 나이를 먹나보다!

나는 언제나 나이가 많은 사람들과 지내왔다.
카페를 할 때는 이모야들이랑 하루 종일 놀았고 대학을 들어와서는 하루에 8시간씩 재단 선생님들과 시간을 보냈다.
이미 웬만큼 산 여자들은 나에게 삶의 노하우를 알려주고 싶어 했다.
운동은 그중 하나였다.

친구들이랑 밤을 꼴딱 새고 출근을 한 내게 선생님들은 30이 되면 몸이 훅- 가니 지금부터 아끼라 하셨다.
아니 그놈의 훅- 가는 대체 뭔지 와닿게 설명해 달라 했다.
선생님들이 웃으면서 하셨던 말은 다음과 같다.
– 하루 종일 먹고 마셔도 자고 일어나면 배가 쏙 들어가는 게 20대라면 배가 부른 상태로 깨어나는 게 30대
– 가만히 앉아서 키보드만 쳐도 3시부터 기울어지는 척추
– 가능하다면 뼈와 근육을 뽑아 재정렬 하고 싶음
– 눕는 것에도 필요한 체력
– 아무것도 안 해도 뭘 많이 한 것 같은 기분
– PT를 받아도 오지 않는 근육통
– 전날 필라테스를 안 하면 다음날 일을 할 수 없음
– 살려고 조깅이라도 함
이 모든 것들이 하루아침에 온다는 거다.
그때는 나를 겁주려 과장하는 줄 알고 그 정도면 입원을 하시라 농을 쳤다.

옛말 틀린 거 하나 없다.
어른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그리고 당연히 떡은 안생겼다.

업보를 오롯이 떠안아 차라리 입원을 하는 게 나을 몸으로 하루하루 재활운동을 한다.
아침 운동을 하면 개운하다는 말을 한 달을 아파가며 버티니 이제야 알겠다.
진즉 말을 들었으면 좋았을 것을..이라고 말하지만 아직도 운전 연수를 안 받고 있는 걸 보면 나도 나다.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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